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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북한에서 태어나셔서 6.25전쟁때 가족 모두가 남쪽으로 내려와 정착하고 사신 분이시다.
어릴 때 부터 부산에서 살았으니까 북쪽 생활보다 남쪽 생활이 더 익숙하신 분일게다.
지금은 또 서울에서 생활하시고 계셔서 말투가 많이 부드러워지긴 하셨지만
아직도 말투가 명령조에 가깝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아랫사람에게 "야" 라고 부르실 때가 있다.
또 ~해 주겠니? ~하겠니? 가 아니라 ~해라. 라고 말하신다.
물론 무시하는 말이 아니란걸 안다.
하지만 그런 투의 말이 며느리 입장에선 꽤 서운했던 모양이다.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다.
야! 라고 부르는건 이북에서나 부산에선 "얘"의 사투리인데 그게 그렇게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 서운함을 며느리는 말하지 못한다.
감히 시어머니에게 그러지 말아 달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
별거 아닌 것 같은 문제.... 그런데 며느리에겐 상처가 된다.
둘 사이엔 존경과 사랑보단 '고부간' 이라는 표준어의 감정이 흐르게 된다.
며느리가 하는 행동이 거슬려도 시어머니는 이해하는것이 아니라 참는다고 생각하고
시어머니의 태도가 존경스럽지 않아도 며느리는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참는다고 생각하는것...
이것이 자식과 부모의 사이가 아니라 고부 사이라는 것이다.
참 사소한 껀껀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흐름이 '고부간' 이라는 깰 수 없는 벽을 만든다.
만약 딸과 엄마라면
갈등에 대한 얘기를 했을 테고 둘이 티격태격 하더라도 뒤끝이 없겠지만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관계에서는 이런 사소한 일이 대화를 쉽게 하지 못하게 하는 벽으로 남는다.
딸과 엄마의 관계는 어느 한쪽의 사랑이 존재하고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어느 한쪽의 희생이 있어야 평화로운 관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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