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터를 갔다. 혼자가기 심심해서 아들 녀석과 아내를 설득시켜 일요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근처 낚시터로 향했는데 겨울이라 동이 트지도 않았고 깜깜해서 아무도 낚시를 시작하고 있지 않았다. 아내가 왜 이렇게 일찍 가야 되냐고 했을 때 물고기가 새벽녘에 가장 많이 움직인다고 말했는데 아닌가 보다. 낚시 초보라 물고기들에 대해 잘 모르면서 큰소리쳤다.
차안에서 아들과 아내는 잠들었고 나는 낚싯집 문 열었나 찾아다니며 기름만 소비하다 동이 텄다. 새벽녘에 콩나물국밥을 시켜 먹고 낚시터에 갔더니 사름들이 꽤 낚시를 시작하고 있었다. 찬바람도 불고 손도 시리고 발도 시릴거라 생각하고 단단히 껴입고 왔었다. 다행히 그리 춥진 않았고 바람도 그리 많지 않아 할 만 했다.
아들 녀석도 재미있어 하고 아내도 옆에서 사진 찍어주겠다며 낚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몇 번이고 던졌다 거뒀다를 해 봐도 입질이 전혀 없었다. 한 시간 쯤 지났을 때 아들 녀석이 송어 한 마리를 낚는다. 다행이다. 손맛을 느껴 봐야 재미없단 말을 안 할 테니....
아내도 사진 찍어주며 아빠보다 네가 낫다는둥.... 수선을 떨며 아들 기분을 업 시켜 준다.
싫진 않았다. 나도 입질이 왔고 송어 한 마리를 잡았다.
모던 인테리어 사장님께 전화가 와서 통화하다가 낚시터에 들러 초보인 나를 지도해 주고 가신다. 후라이 낚싯대로 바꾸어 후라이 던지기 연습을 했다. 아들 녀석은 폼이 아니란다. 후라이 낚시로도 송어 한 마리를 잡았다. 아들 녀석은 휙휙 던지더니 두 마리를 더 잡는다. 해가 뜨자 낚시터에 온기가 돌았고 낚시 할 만 했다.
양어장은 낚시 초보자도 많지만 프로들도 왔었다.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온 모양이다. 모던 사장님이 아시는 분께 한 수 가르침을 부탁하고 가셔서 잠깐 배울 수 있었다. 그런데 아~~ 땅 하고 머리가 갑자기 아팠다. 망치에 맞은듯한 고통을 느꼈다. 이게 뭐지? 머리를 만졌더니 부어오른다. 그리고 낚시바늘도 머리카락에 걸려있다. 뒤를 돌아보았다. 낚시하시던 분이 어쩔줄을 몰라하며 뛰어온다. 아니?? 내가 봉돌에 머리를 맞은 것이다. 야 너무 아프다. 정말 망치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나를 코치해 주시던 그 사람은 옛날에 낚시 바늘이 입술에 걸려 여러 바늘 꿰맨적이 있다고 한다. 이만 하길 다행이라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하여간 미안해 하는 낚시꾼에게 괜찮다는 말을 남기고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다. 난로 앞에서 온기를 쬐다가 한참 연습하고 있던 터라 더 하고 싶은데 아내와 아들 녀석이 집에 가지고 보채서 접기로 했다.
낚시는 자꾸 해 봐야 실력이 느는 법... 물고기를 잘 잡고 싶다는 생각이 깊어지고 있다. 오늘 하루 다소 아쉽긴 하지만 또 와야겠다는 미련을 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괜찮은 하루였다고 본다.
